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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의 사진 이야기

Project (II) - 분당/성(城)22

남한산성 #13 47일 전인 1637년 12월 14일 새벽에, 도성을 버리고 달아나는 왕의 대열은 남문을 통해서 남한산성으로 들어왔다. 왕과 함께 남문으로 들어온 대열은 한줌에 불과했다. 왕의 앞에서 인도하는 자가 5~6명이었고, 뒤따르는 자들은 수십 명 정도였다. 나머지 중신과 백관들은 동이 틀 무렵에야 .. 2013. 4. 22.
남한산성 #12 서문은 이 산성의 북서쪽 모퉁이로 해발 450미터의 고지다. 성문 밖에서부터 비탈은 가파른 경사를 이루어 기병이나 수레의 근접이 불가능했지만, 한강까지의 거리가 가까워 지금도 송파 광나루 쪽 시민들은 주로 이 서문을 통해서 남한산성을 드나든다. 문루는 정면 3칸, 측면 1 칸의 팔.. 2013. 4. 21.
남한산성 #11 남한산성의 성벽 밖으로 가파르게 다가오는 지세는 성벽을 넘어 들어오면서부터 숨을 죽이고 낮아져서 성안은 완만한 구릉성 분지를 이룬다. 물줄기들은 섬세하고도 단정해서 마을을 피해 돌아가는데, 분지 안쪽에서 여러 줄기들이 아우러지면서 단일 수계를 이루며 동쪽으로 흘러내린.. 2013. 4. 20.
남한산성 #10 남한산성의 서문(西門)은 처연하다. 산성 내의 수많은 문루와 옹성과 전각들 중에서 서문은 가장 비통하고 무참하다. 남한산성 서문의 치욕과 고통을 성찰하는 일은,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세상에서 그러나 죽을 수 없는 삶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마도 받아들일 수 없는 .. 2013. 4. 19.
남한산성 #9 김상헌은 얼어서 발을 구르는 군병들의 모습을 눈여겨 마음에 담았다. 북문에서 순찰을 마치고 김상헌은 성첩을 내려 왔다. 날이 밝았지만 비는 계속 내렸다. 도롱이 자락에서 고드름이 부서졌다. 김훈의 <남한산성> 61쪽에서.... 2013. 4. 18.
남한산성 #8 상받이 터 총안 앞에서 젖은 군병들이 얼어 있었다. 군병들은 도롱이를 쓴 예조판서를 알아보지 못했다. 군관이 다가가서 예판대감의 순시를 알려도 군병들은 군례를 바치지 않았다. 바람에 무너진 가리개들이 흩어졌고 물 먹은 거적이 나뒹굴었다. 손에 창이나니 촬을 쥔 자는 아무도 .. 2013.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