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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의 사진 이야기
Project (II) - 분당/성(城)

남한산성 #4

by Goh HongSeok 2013. 4. 12.

 

 

 

 

 

성의 지세가 물을 두르고 산에 기댄 장풍국(藏風局)이라고는 하나,

규국(規局)이 작아서 폼이 좁고,

안팎으로 통하는 길이 멀고 외가닥이어서 한번 막히면 갇혀서 뚫고 나가기가 여려우며.

아군이 성문을 닫아걸고 성첩을 지키면 멀리서 깊이 들어와 피곤한 적병이 강가의 너른 들에서 진을 치고 앉아 힘을 회복할 수 있고,

성 밑이 가팔라서 안에서 웅크리고 견딜 수은 있으나 나아가 칠 수가 없으며,

좌우가 막히고 가운데가 열려 열린 곳을 막으면 목이 눌리고,

목이 눌리면 안팎이 통하지 못하여 원군을 불러서 부릴 수 가 없으며.

또 성이 산에 기대어 있다 하나 성 밖 산봉우리에서 성 안이 손샅처럼 굽어 보녀 내리 쏘는 적의 화포를 피할 길이 없고,

성 안 농토의 소출이 백성들의 일용에도 못 미쳐서 적이 성을 깨뜨리지 않고서도 말려 죽일 수 있고,

도성과 민촌이 가까워서 멀리서 온 적들이 약탈과 노획으로 군수를 충당하며 머물 수 있으니 ....

 

 

김훈의 <남한산성>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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