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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의 사진 이야기
Project (I)/포토에세이

봄이 오는 곳

by Goh HongSeok 2011. 2. 6.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가을은 벼가 익어가는 들판에서 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봄은?

 

완도 청산도에서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 세트장을 지나면서 봄이 오는 소리가 파릇하게 마늘이 심어진 밭에서 들리는 듯 하였습니다.

봄이 오는 곳이 바로 들판이다, 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그 소리와 생각을 담아 위 사진처럼 푸릇푸릇한 밭을 카메라에 담아두었습니다.

아마 젊었을 때였다면 그 글의 출처를 알아내는 데 이처럼 청산도 다녀온 지 6일이나 지나도록 이미 낡은 기억의 회로에서 헤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나마도 머리가 녹슬었지만 천만다행으로 늦게나마 이젠 그 글을 찾을 수 있었으니 오늘은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존경하는 신영복 교수의 글을 아래에 옮깁니다.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은 사람들이 가꾸는 꽃뜰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들판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뺴앗는 것은 꽃이 아니라

               이름 없는 잡초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습니다.

                                                  - 신영복, <처음처럼> 2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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