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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의 사진 이야기
Trekking & Travel/동유럽

[스크랩] 16. 동유럽 여행 사진 - 10월 9일 비엔나 음악가 묘지

by Goh HongSeok 2014. 12. 13.

 

 

 

 

 

 

 

 

 

 

 

 

 

 

 

 

 

 

 

 

 

 

 

 

 

 

 

 

 

 

 

 

 

 

 

 

지난 번에 이어

정신적 LCDF를 옮긴다.

 

물리적 LCDF가 촬영을 할 때 명심해야 할 요소들이라면

정신적 LCDF는 철학적, 사유적, 개념적 측면에서의 사진 이론이다.

 

L은 '바라봄(looking)'이다.

이때의 바라봄은 그냥 눈으로 바라보는 seeing과는 다르다.

사유가 있는 바라봄이자 작은 것까지, 볼수 없는 것까지, 말해질 수 없는 것까지 볼 수 있는 인식의 바라봄이다.

"볼 수 있을 때 겨우 보일까 말까 한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사진은 그렇게 볼 수 있을 대 비로소 보이고, 볼 수 있을 때 찍을 수 있다.

 

C는 '선택(choice)'이다.

사진은 어떤 경우든 선택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선택 행위이고, 선택을 통해서 메시지가 드러난다.

따라서 사진의 선택은 보았던 것들, 보인 것들, 보여진 것들이 사진을 통해서 표현되는 '메시지의 장(場)'이다.

좋은 사진은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는데 주제와 소재, 그리고 대상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선택한 결과물이다.

 

D는 '연출(directing)'이다.

여기서 말하는 연축을 흔히 말하는 나쁜 의미로서의 왜곡이나 조작이 아니다.

사진가의 주제, 소재, 대상 앞에서 모든 것을 통재하고 예견하고 구성하고 이미지를 서사화하는, 영화의 연출과 같은 고차원의 행위이다.

현대사진이 연출 능력을 중요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찍는 것을 넘어서 사진의 모든 것을 기획하고 작품화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연출력이다.

 

F는 '프레임(frame)'이다.

물리적 프레임처럼 정신적 프레임도 한 장, 한 컷, 한 신으로 나타나는 사진만의 프레임이다.

그러나 물리적 프레임과 달리 정신적 프레임은 눈과 마음으로 미리 지각한 정신과 인식의 장면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렌즈는 눈의 연장이다"라고 말했는데 이때의 '눈'이 바로 정신적 프레임이다.

세상의 모든 사진은 결국 눈과 마음의 프에림이 카메라 렌즈의 프레임을 빌려 표헌한 것이라고 해도 좋다.

 

나는

새로운 풍경과 사람, 사물을 만났을 때

진동선 평론가의 물리적, 정신적 프에임의 중요성을 상기하곤 한다.

 

중앙묘지에는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슈트라우스, 모차르트 등의 음악가들의 묘지가 있다.

이들 묘지에서 시간의 흐름을 본다.

묘지는 기억하는 사람을 위해,

찾아주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사진이 그러하듯

묘지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소멸과 부식을 막는 방부제와 같다...

 

위대한 음악가들의 영혼을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 가볍게 화살기도을 올린다.

 

주여

여기 누워있는 영혼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출처 : 쉼표, <사진과 인문>
글쓴이 : 쉼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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