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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의 사진 이야기
Project (I)/포토에세이

돌아가고 싶은 시간

by Goh HongSeok 2011. 12. 2.

 

 

 

전구(電球)를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그러니까 내가 국민학교(요즘은 초등학교) 다니던

그 시절에는 전구라 하지 않고 일본어로 '전구 다마'라 하였는데,

이 전구 다마의 필라멘트가 끊어지면

빛을 내는 용도는 폐기되는 대신

헤진 양말 뒷굼치를 꿰매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요즘처럼 양말이 질기지 않아서

하루만 신고나면

양말 뒷굼치가 빵구(이것도 일본식 발음)가 나곤 하였는데

그 시절에는

흐린 전깃불 아래에서

어머니들은

이 전구 다마를 양말 속에 집어넣고

양말 깁는 일이 하루 일과 중의 하나였습니다.

 

모두 가난하였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젊었던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 뵐 수만 있다면

비록 가난해진다 하더라도

돌아가고 싶은 그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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