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에 기상하여 호텔 베란다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안나푸르나 남벽과 마차푸차레를 촬영합니다. 눈덮힌 히말라야 산들에 해가 뜨면서 하얀 산들이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는 신비스러운 모습을 슈팅합니다.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하고 페와 호수에서 5인승 보트를 타고 호수에 반영된 히말라야 산맥들을 찍습니다.
이 트레킹을 떠나면서 화두로 삼았던 ‘사랑과 자유’는 과연 얻었는가. 지난 여름 일본 남알프스 트레킹에서는 '채움과 비움'이 과제였다면, 이번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에서는 풍요의 여신에 대한 '사랑과 자유', 그러나 어쩌면 내 자신을 향한 '사랑과 자유'의 과제였습니다. 노년으로 접어든 삶의 전환점에서 '사랑과 자유'를 얻어 오히려 늙음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 태어남을 각인하였다면 이 보다 더한 결실이 어디 있겠습니까. 산행은 단지 오르내리는 육체적 반복 운동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뚜벅뚜벅 걷는 걸음 속에서 지난 시간과 다가올 시간에 대한 되새김을 할 수 있는 자기 성찰의 과정도 되는 것입니다.
배에서 내려 페와 호숫가 카페에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이제 문명세계로 다시 돌아왔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합니다.
▲ 포카라 호텔 베란다에서 새벽에 촬영
▲ 포카라 페와 호수에서.....
다시 포카라에서 카트만두행 국내선 비행기를 탔습니다. 올 때와는 달리 이번에서 정시에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카트만두 빌라에베레스트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양고기 바비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타멜거리에 나가서 선물가게를 기웃거리고, 셀퍼들의 수호석 목걸이를 사서 목에 걸었습니다. 이제 세상에 히말라야를 다녀온 사람의 부류에 편입된 것이 이 수호석이 증명하여 줄 것입니다. 그리고 안나푸르나 당신은 내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 양고기 바베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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