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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의 사진 이야기
Trekking & Travel/우즈베키스탄

길을 찾아서 #03 - 부하라에서 사마르칸트 가는 길

by Goh HongSeok 2011. 3. 1.

 

캐러번들이 낙타를 끌고 걸었던 길을 우리들은 비행기로, 버스로, 기차로 날고 달린다.

부하라에서 사라르칸트까지 우즈베키스탄의 이름하여 국도이고 포장 도로이다.

그러나 포장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비포장 도로처럼 이곳저곳이 울퉁불퉁 패여 있어 우리를 태운 버스는 덜컹거리면서 달린다.

땅에서부터 2미터 정도까지 횟가루를 칠해 놓은 가로수가 휙휙 차장 밖을 스치고,

지나치는 시골 마을에서 나무 태우는 매쾌한 연기가 마치 안개처럼 깔려있다.

게다가 뿌연 먼지와 매연 가스로 시야 거리는 짧다.

뿐만 아니라 가끔 역주행하는 차들이 세련된 교통문화에 길들여있는 우리들을 놀래게 한다.

 

캐러번들이 마치 수도하듯 발걸음을 옮겼던 그 길에 대형 트레일러에서부터 짐을 싣고 가는 당다귀 수레까지 다양하다.

물론 길을 찾아 나선 우리들을 태운 버스도 이 풍광의 일부분이다.

여행의 피로 때문에 졸기도 하지만 졸리는 눈을 비비면서 촬영 대상을 찾는데 힘을 쏟는다.

여기까지 왔는데 캐러번들의 흔적이라도 카메라에 담고 싶은 소망이 고단함을 몰아낸다.

 

그러나,

늘 길 떠나면서 머리 속에 윙윙 거리며 맴도는 것은,

내가 찾아가는 길이 결국은 없음(無)에서 없음으로 가는 인생길이 마지막 길이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길다고 느끼면서 살아왔던 인생이 돌이켜보면 너무도 짧은 나그네 길이다,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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