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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의 사진 이야기
Project (I)/흐름

흐름 #74 - 마음의 흐름

by Goh HongSeok 2010. 4. 20.

 

 

어제 아침, 출근하려고 준비 중인데 전화벨이 울린다.

반가운 사람이다.

점심을 함께 하자는 전화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에 반가운 사람, 내 주변 사람 중에서 가장 순수하고 순진한 사람으로부터 전화이니 기분이 상쾌하다.

통화가 끝나자, 아내가 "전화 받는 당신 목소리가 말랑말랑한 것을 보니 아무개이시지요?"하고 말을 걸어 온다.

 

표정 관리 혹은 오늘같은 경우 목소리 관리를 잘  할 수 있을 만큼은 세상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때까지  늘 호/불호(好/不好)가 금방 얼굴에 드러나고 만다.

하기사 웃어야 할 때 웃지 않고 어금니 꽉 깨물고 참고 있는 사람이나. 울어야 할 때 눈 질끈 감고서 참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무섭다 못해 소름이 돋는다.

그런 사람들과 사귀는 것은 늘 일정한 간극이 필요하다.

속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면 바다는 물결로서 속내를 보인다.

바람이 불어도 끔쩍도 하지 않는 바다가 있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바다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눈을 질끈 감고서 표정 관리 내지는 목소리 관리를 한다면 섬뜩할 것이다.

 

월요일 아침,

반가운 사람의 전화를 받고서 목소리가 '말랑말랑'해진 바로 그 순간,

감정의 물결이 파르르 속내를 드러낸다.

 

이 또한

마음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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