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쉼표의 사진 이야기
Project (I)/바다, 보다

바다, 보다(See The Sea) #3699 - 파도

by Goh HongSeok 2024. 11. 4.

 

 

 

한 강 작가의 소설 <흰>  58쪽을 옮깁니다.

 

멀리서 수면이 솟아오른다. 거기서부터 겨울 바다가 다가온다. 힘차게, 더 가까이 밀려온다. 파고가 가장 높아진 순간 하옇게 부서진다. 부서진 바다가 모래펄을 미끄러져 뒤로 물러난다.

뭍과 물이 만나는 경계에 서서 마치 영원히 반복될 것 같은 파도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동안(그러나 실은 영원하지 않다 - 지구도 태양계도 언젠가 사라지니까) 우리 삶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또렷하게 만져진다.

부서지는 순간마다 파도는 눈부시게 희다. 먼 바다의 잔잔한 물살은 무수한 물고기들의 비늘 같다. 수천수만의 반짝임이 거기 있다. 수천수만의 뒤척임이 있다(그러나 아무 것도 영원하지 않다).

'Project (I) > 바다, 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 보다(See The Sea) #3701  (0) 2024.11.06
바다, 보다(See The Sea) #3700  (0) 2024.11.05
바다, 보다(See The Sea) #3698  (0) 2024.11.03
바다, 보다(See The Sea) #3697  (1) 2024.11.02
바다, 보다(See The Sea) #3696  (0) 2024.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