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쉼표의 사진 이야기
Gallery/스냅

거미줄

by Goh HongSeok 2019. 9. 20.










새벽 풀숲에

거미가 이슬 다리를 놓았다.

간밤 풀숲에 훅 끼친

숨결 남아 있었나

이슬 속 싹 틔운 행성

 

반짝이는

몽유(夢遊)에서 돌아온다.

 

이윽고 거미는 실을 풀어

바람에 실려 날아간다

아릿한 통증으로

짜여지는 미명(未明)

얼어붙어 선명해진다

 

해발 칠백미터 고랭지

눈먼 목사네

, 개척교회 종

풀숲에서 올리고

우물엔 물동이 긷는

어린 딸 물동이 긷는

어린 딸 허벅지에

찰랑이는 서릿빛

- 박형준, ‘풀숲 우주全文


'Gallery > 스냅' 카테고리의 다른 글

BELL #1 - 아미 미술관  (0) 2019.10.01
한식당 미당 - 달팽이  (0) 2019.09.21
아미 미술관 - 고양이  (0) 2019.09.19
제주 방림원에서  (0) 2019.03.29
WORKING  (0) 2019.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