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진동호회(포토 아카데미)에서 2009년 말레이시아 말라카로 사진워크숍 다녀온 것은 해양 실크로드의 중심지가 그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서 문화가 서로 교류하면서 다민족, 다종교, 다문화가 서로 혼합되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제각기 그 본질은 변함없이 지켜내고 있는, 그 곳 말라카에서 우리들은 피사체의 다양성 때문에 뷰파인더로 보이는 모든 것이 생동감있어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신바람이 났었습니다. 그래서 말라카 사진위크숍을 마치면서 2010년에는 큐바, 인도, 네팔, 실크로드 등으로 우선 순위를 정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큐바는 촬영애행 일정도 10여일이 소요되고 게다가 비싼 항공료 등으로 경비로 만만치 않아서 참석 희망 인원이 10명을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인도와 네팔은 묶어서 가는 것이 좋으나 그러다 보면 무려 15일 정도의 촬영일정이 필요하여 이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해상 실크로드인 말라카 촬영 워크숍에 연장선으로 육상 실크로드인 우즈베키스탄을 촬영여행지로 낙점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NHK에서 제작한 <실크로드>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낙타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는 캐러밴(Caravan)들의 고독한 모습. 그리고 영롱한 모자이크처럼 아름다운 사마르칸트의 사원에서 들려올듯한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 우즈베키스탄은 이름 그대로 '우즈벡 사람들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기원전부터 열강들의 각축장이던 중앙아시아에서 우즈벡이 태동한 것은 14세기 후반으로, 몽골의 후예인 킵차크칸국이 분열하여 그 일족 샤이바니가 아랄해 북방의 초원지대에 정권을 수립했을 때, 밑에 모인 투르크계와 투르크화한 몽골 유목민 집단이 스스로를 우즈벡이라고 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로 알려진 곳입니다. 1966년 이 곳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완전히 새로 건설한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 없는지 러시아풍으로 건설한 이 도시는 퇴락해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타슈켄트는 당나라 때는 석국(石國)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동서를 잇는 실크로드의 교차 지점에 위치한 탓에 이 곳은 일찍부터 중개무역이 번성한 곳입니다. '돌의 도시'라는 뜻의 타슈켄트는 명마와 금은 보화가 넘친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캐러번들이 낙타를 끌고 걸었던 길을, 우리들은 인천공항에서 타슈켄트까지 7시간 30분 정도 비행기로 날랐습니다. 새벽, 타슈켄트 새벽을 촬영하러 동트기 전에 호텔 주변을 카메라를 메고 서성거렸습니다. 샤프카(털모자)를 쓰고 모피코트를 입고 출근하는 우즈벡 사람들이 인상적이었고, 머리에 수건을 둘러쓰고 긴 빗자루로 거리를 쓸고 있는 여자 청소부들도 이국적인 풍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타슈켄트의 새벽 빛은 부드럽고 따뜻하고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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